소니와 배터리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매칭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소니는 1975년부터 전지 사업을 시작했으며 1991년 리튬이온배터리를 처음으로 상품화한 것도 소니입니다. 한때 소니의 전자부품 사업 중 한 축을 담당했던 배터리 사업이지만 삼성SDI와 LG화학, 다양한 중국 업체들의 경쟁 심화로 점점 더 수익을 내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소니는 배터리 사업을 처리하기 위해 닛산과 NEC 등 산업혁신기구의 도움을 받으려고도 했었고, 홍하이에게 매각하려고도 하였으나 결국은 소니 에너지 디바이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혼자서 사업을 유지시켰습니다. 2016년 3분기 소니 배터리 사업의 매출은 1600억 엔(한화 약 1조 7천억) 정도이지만 2010년 이후로는 거의 적자를 면치 못 했습니다.

적자를 내기만 하는 배터리 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선택한 히라이 가즈오 사장에게는 거슬리는 존재였습니다. 브렉시트(Brexit)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5천억엔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히라이 사장에게는 빠른 결단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결국 소니는 적자만 내던 배터리 사업을 무라타 제작소에 매각하기로 지난 28일 발표했습니다.

 

murata MLCC
무라타 제작소의 MLCC

무라타 제작소는?

무라타 제작소(村田製作所)는 약간 생소하신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근데 이 기업이 스마트폰 아날로그 부품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대표적으로는 MLCC(적층 세라믹 콘덴서)로 한대의 스마트폰에 500~700개가 탑재되는 부품입니다. 무라타는 이 분야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각종 센서, 칩셋 등 다양한 부분에서도 세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기업입니다.

아날로그 부품에 강한 일본이지만 이 분야에서는 무라타가 TDK, 알프스전기 같은 경쟁사의 점유율을 계속 뺏어오고 있을 정도로 무라타 제작소의 경쟁력은 매우 강력하며 계속된 기술 투자와 경쟁력 향상으로 무라타의 지휘는 점점 더 굳건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무라타가 요즘 관심을 보이는 게 에너지 분야입니다. 전자부품 사업은 이미 호조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무라타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IoT와 전기자동차 등이 등장하는 에너지 분야입니다. 이미 무라타는 무선센서 등에 사용할 래미네이트 타입의 2차 전지 “UMAL”을 선보였는데 실내외에 배치하는 무선 센서 네트워크를 위한 배터리로 IoT를 위해 개발된 배터리입니다. 그 밖에도 이미 무라타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하였습니다.

 

平井一夫
소니의 히라이 가즈오(平井一夫) 사장

소니 에너지 디바이스의 모든것을 인수

무라타가 인수하려는 것은 소니 에너지 디바이스의 모든 것입니다. 중국과 싱가포르에 위치한 생산거점과 일본 내외의 개발 거점, 판매거점, 사업 관련 인원 8500명까지 모두 무라타가 인수하기로 하였습니다. 다만 소니 보조배터리 등을 생산하는 컨슈머 분야는 소니가 유지하기로 하였습니다.

무라타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소니 배터리 기술력을 흡수하여 가속화한다는 입장으로, 무라타에게 있는 세계 최고의 세라믹 적층기술을 응용해 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이야기인데 일각에서는 오히려 소니 배터리 인수로 커다란 짐만 껴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현재의 소니 배터리는 타사와 비교에 경쟁력이 뒤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니 배터리 사업의 인수 가격은 수백억 엔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수 작업은 올해 10월부터 시작돼, 내년 3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과연 한번 도태되었던 소니의 배터리 사업이 무라타의 이름을 달고 무라타의 명성을 지킬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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