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어떻게 스마트폰 세계 3위 기업으로 올라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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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발표한 화웨이의 중급기 스마트폰 Honor V8

1987년 세워진 화웨이는 원래 통신장비가 주 사업이었습니다. 그러나 해외에 통신장비를 판매하던 이동통신사에서 화웨이에게 핸드폰도 만들어보라는 요구가 많아졌고, 화웨이는 ‘화이트 라벨’ 제품을 생산하게 됩니다. 참고로 ‘화이트 라벨’ 제품은 화웨이가 만든 제품이지만, 다른 브랜드에 의해 만들어진 것처럼 홍보하는 제품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폭스콘이 개발/생산하였지만 TG앤컴패니에서 만든 제품처럼 홍보하는 루나폰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여기서 이동통신사들은 화웨이에게 더 좋은 폰을 원하게 되고 결국 화웨이는 자사 브랜드를 이용한 핸드폰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3G 핸드폰은 2005년 ‘U626’, 그 후 여러 제품을 만들다가 2011년 처음으로 C8500이라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만들게 됩니다. C8500은 중국 내에서 3달 만에 백만 대 판매를 달성하고 화웨이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4%를 획득하며 10위로 올라서게 됩니다.

그리고 5년 후, 화웨이는 세계 3대 스마트폰 업체로 성장하였습니다. 2015년 화웨이는 1억 8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점유율 7.4%를 달성합니다. 작년에 비해 44% 성장하였고 화웨이는 매년 40~50%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3억 2480만 대를 판매한 삼성이나, 2억 3150만 대를 판매한 애플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판매량이지만 지금까지 화웨이가 보여준 성장률을 생각하면 2016년에는 또 얼마나 되는 스마트폰을 판매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어떻게 세계 3위가 되었는가

얼마전 발표한 화웨이의 중급기 스마트폰 Honor V8
얼마전 발표한 화웨이의 중급기 스마트폰 Honor V8

저렴한 가격

화웨이는 자사의 성장 비결을 말할 때 ‘저렴한 가격’을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격으로만 승부한다는 중국 기업의 이미지도 싫고, 실제로 화웨이는 다른 중국 회사들보다 기술 개발 투자에 적극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화웨이 스마트폰의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현재 일본에는 다양한 화웨이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고, 상당히 높은 판매 랭킹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기계 30만 원에 5.5 인치 Full HD 액정을 장착한 화웨이 GR5, 20만 원에 5인치 HD 액정을 장착한 P8 lite는 일본 심플리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화웨이라는 비교적 믿음직한 브랜드와 저렴한 가격 덕분에 깐깐한 일본 소비자들을 상대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던 것입니다.

주요 제품들의 판매량을 보면 화웨이의 중급기 라인업인 ‘아너’시리즈는 전 세계 판매량 2천만 대, 화웨이 P8 lite는 1000만 대를 달성하였습니다. 아직 40만 원 이하의 보급~중급 제품이 화웨이의 주력 제품인 것이죠. 다만 화웨이가 무조건 저렴한 제품 위주로 판매하는 것은 아니긴 합니다. 499유로(66만 원)로 판매된 작년 화웨이의 플래그십 제품인 화웨이 P8도 450만 대나 판매되었습니다.

하지만 화웨이 P8도 당시 경쟁자였던 갤럭시 S6과 아이폰 6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경쟁자인 아이폰6 16GB는 699유로, 갤럭시S6 32GB도 699유로부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무려 200유로나 저렴한 가격인 것입니다. 다만 P8을 마지막으로 화웨이도 플래그십 제품의 가격을 삼성 수준으로 올렸습니다. 올해 플래그십인 화웨이 P9의 제일 저렴한 제품이 599유로, 4/128GB 모델이 649유로입니다.

그래도 플래그십을 제외한 다른 라인업에서는 여전히 높은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얼마 전 화웨이는 아너 V8이 2499위안에 출시했는데 아너V8은 5.7인치 2K 디스플레이와 기린 950 프로세서, 4GB RAM를 장착한 중급형 스마트폰입니다. 플래그십을 상징적으로 이용하고 있긴 하지만 주력 제품들의 가격은 여전히 저렴한 것입니다.

 

폴란드에 위치한 화웨이의 R&D 센터 사진
폴란드에 위치한 화웨이의 R&D 센터 사진

꾸준한 R&D 투자

중국에는 정말 다양한 스마트폰 업체가 있습니다. 노트북계 일인자인 레노버도 있고, 충격적인 가격으로 한동안 인기였던 샤오미, VIVO, OPPO, ZTE, MEIZU…. 여기 적기엔 너무 많은 업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중국 자국 시장 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특허 문제와 큰 관련이 있습니다. 중국정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중국 시장 내라면 마음껏 활개쳐도 되지만 소송의 나라 미국, 유럽, 아니 바로 옆 한국이나 일본으로만 나와도 특허괴물들의 고소 공세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글로벌기업에 비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싼 가격에 제품을 만들 수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화웨이는 매출의 5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미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열심히 판매 중이죠. 이는 화웨이의 높은 연구개발 의지 덕분입니다. 화웨이는 회사가 힘들 때에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는데, 이로써 화웨이는 경쟁 중국 IT기업에 비해서 엄청난 양의 특허를 보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특허들은 화웨이 제품의 품질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화웨이는 ‘화이트라벨’ 제품들을 만들 때부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는데 이 자신감은 바로 자신들의 기술력에서 온 것일 겁니다.

 

Huawei-HiSilicon-Kirin

Kirin, 자체 개발 프로세서

자체 개발 프로세서인 기린(Kirin)도 결국 R&D 투자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인 AP를 직접 만든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를 직접 제작하는 회사는 애플, 삼성, 화웨이가 전부입니다. 게다가 이 세 기업은 세계 판매량 TOP3에 드는 기업입니다.

자체 AP를 제작하는 회사들이 높은 판매량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보다 유연하게 판매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판매시기에 따라 판매량에도 영향이 많은 스마트폰 특성상 판매일을 정할 때에는 경쟁사와의 신경전이 일어납니다. 근데 AP를 외부 회사에서 공급받는 경우, 출시 일정을 완전히 ap 회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판매 일정 맞추자고 구형 AP를 사용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P를 자체 제작할 경우 AP 제조사와는 상관없이 보다 유연하게 판매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AP 개발에도 상당한 힘을 쏟아야 하지만 실보다는 득이 많은 것입니다. 그리고 스냅드래곤810 같은 폭탄을 피할 수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삼성은 스냅드래곤810 대신 오직 자사의 엑시노스 7420만을 사용했습니다. 근데 선택권이 스냅드래건밖에 없었던 회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스냅드래곤 810을 채용하였었습니다.

다만 기술적으로 보면 자체 개발 AP가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화웨이가 그런 상황인데 화웨이 플래그십에 들어가는 기린 955 프로세서의 성능이 타사의 플래그십에 비교하면 매우 떨어지고 있습니다. CPU의 경우 ARM Cortex-A72 기반으로 제작하였지만 기술력 부족으로 동세대의 경쟁사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제일 떨어지는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GPU는 Mali-T880 기반 4코어로 제작하였는데, 12코어를 사용한 삼성 엑시노스 8890과 비교하면 하드웨어적으로 큰 성능 차이가 발생합니다. 실제 성능은 배 이상으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삼성 엑시노스 8890도 그래픽에 정통한 퀄컴 스냅드래곤이나 애플에 비하면 좀 떨어지는 성능을 가지고 있는데 화웨이 기린 955은 그 8890보다 더 떨어지는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보급형 기기에서 발생하는 차이는 가격으로 커버가 가능하지만 플래그십에서는 가격이 전부가 아닙니다. 안드로이드 소비자들은 ‘최고의 기기’를 찾는 경향이 높으며, 높은 가격이라도 고성능 기기의 구매율이 높습니다. 미세한 차이조차 결국 누가 더 좋냐를 따지는 상황인데 실제 성능이 2배 이상 차이나는 기기에 대한 큰 관심은 기대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마트폰용 이미지 센서를 생산하고 있는 르네사스 쓰루오카 공장(현 소니메뉴팩처링 야마가타 공장)
스마트폰용 이미지 센서를 생산하고 있는 르네사스 쓰루오카 공장(현 소니메뉴팩처링 야마가타 공장)

스마트폰 개발 난이도의 하락

화웨이 말고도 다른 모든 중국기업에게도 해당하는 사항이지만, 스마트폰 시대로 오면서 이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든 주요 부품을 구입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화웨이가 아무리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하여도 화웨이가 탄생하기 수십 년 전부터 기술 개발을 해오고 있던 기업들을 이기는 것이 쉽진 않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수백 개의 부품을 모두 개발하는 것은 무리이지요.

화웨이도 이런 구조의 큰 수혜자입니다. 아니 모든 중국 스마트폰 기업이라 하는 게 맞겠습니다. 프로세서는 퀄컴이나 미디어텍에서, 디스플레이는 JDI나 삼성 OLED, 낸드플래시는 삼성이나 도시바, 카메라는 소니, 콘덴서나 센서, 저항 등은 무라타, TDK, 알프스전기 같은 기업에서 구매해오면 됩니다. 최고의 부품들을 구매해와 조립하는 것만으로 최고 스펙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화웨이 P9에는 SK하이닉스의 RAM, 삼성의 eMMC 낸드플래시, 소니의 카메라, Japan Display Inc.의 디스플레이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모두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이지만 화웨이는 그저 사다가 붙인 게 전부입니다. 물론 이것들을 연결하고 완벽하게 컨트롤하는 게 기술력이지만, 부품을 사 옴으로써 스마트폰 개발 난이도가 낮아진 것도 화웨이가 빠르게 고품질 스마트폰을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앞으로의 화웨이

위에서 말한 저렴한 가격, 연구개발 투자, 시장의 변화 등이 화웨이를 세계 3위까지 이끌었지만 화웨이가 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을지는 불명확합니다. 화웨이의 경쟁자인 삼성은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 거의 대부분 최고의 품질로 만들 수 있는 기업인 데다가 아래에서는 VIVO와 OPPO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세계 1위인 삼성이 화웨이, OPPO, VIVO와 다른 점은 바로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절대자’라는 위치입니다. 지금까지 저가형만 만들어온 중국 제조사들과는 브랜드의 등급이 다릅니다. 이 브랜드와 스마트폰에 대한 노하우로 삼성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제패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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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듀얼 카메라를 장착한 화웨이P9

명품회사들과 손을 잡는 화웨이

따라서 화웨이도 삼성을 따라잡으려면, 그리고 VIVO와 OPPO를 따돌리려면 삼성에 필적하는 브랜드를 쌓아야 합니다. 언제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볼 순 없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은 레드오션이 되어가고 있고, 계속된 가격 경쟁으로 인해 사실상 스마트폰 시장에서 제대로 된 수익을 볼 수 있는 기업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웨이가 P9에서 라이카와 손을 잡은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이제 와서 화웨이가 삼성에 필적하는 브랜드를 쌓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가, 기술력 또한 삼성에 필적하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라이카’ 같은 회사와 손을 잡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라이카’는 카메라로 계의 명품으로 한 세트를 살려면 수천만 원에 이르는 고가 카메라입니다.

화웨이 스마트폰에 ‘라이카’ 로고가 박히는 것만으로 화웨이 P9의 가치는 몇 단계 상승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브랜드가치’는 돈으로 살수 있는 게 아닙니다. 계속 좋은 제품들을 만들어내고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화웨이가 라이카와 협력하였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주지 못하면 그냥 비싸기만 한 스마트폰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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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대로는 없다

화웨이의 전략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저렴한 제품으로는 제대로 된 수익을 낼 수 없고, 결국 높은 수익이 생기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가야 합니다. 하지만 화웨이의 전략에 기술이 따라갈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여기서 잠깐 화웨이의 경쟁상대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1,2위의 삼성과 애플이 있고 아래로 VIVO와 OPPO, LG 같은 회사가 있습니다.

애플은 iOS 시스템과 특유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화웨이를 경쟁상대로 볼 수 없고, 글로벌 시장으로 본다면 아직까지 중국 기업들은 화웨이의 적수가 되지 못 합니다. 있다면 레노버가 가장 큰 적수일 것입니다. 그러면 남은 것은 삼성입니다. 삼성은 지난해 3억 2천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아치운 세계 1위 스마트폰 기업입니다.

삼성은 단순히 스마트폰을 많이, 잘 만드는 것이 아닌 스마트폰 주요 부품 대부분을 자체 생산하고 있는 것이 특징 입니다. 삼성이 만드는 스마트폰 부품(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카메라, 낸드플래시, 램, 배터리 등)은 모두 세계 최정상급의 제품입니다. 화웨이의 적수는 혼자서 최고의 스마트폰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괴물인 것입니다.

그리고 화웨이가 이런 삼성을 기술력으로 이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삼성은 저 분야에서도 기술을 이끄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화웨이가 삼성 상대로 가능한 것은 치킨게임이 최선책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조차도 삼성이 자주 해왔고,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화웨이가 넘어야 할 ‘삼성’이라는 벽은 너무 거대합니다.

앞으로 화웨이가 어떻게 삼성에게 대항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좀 더 화웨이의 행보를 보고 싶습니다. 현재 화웨이는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 확대를 통해 삼성에게 맞서려 하고 있습니다. 화웨이 P9과 메이트 북이 그 대표주자입니다. 이 두 제품이 성공한다면 화웨이에게도 빛이 보일 테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화웨이는 다른 방법을 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수정 2016-05-21T01:05:00 – 1억 660만대→1억 800만대로 정정하고 사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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