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기기는 뭘보고 구입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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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10만 원 이상의 음향기기는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습니다. 몇만 원짜리 이어폰도 물론이고 30만 원이 넘는 아웃도어 헤드폰 또한 비슷한 취급을 받았습니다. 특히 헤드폰은 쓰고 다니기만 해도 이상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전 국민 속에 고급 플레이어가 하나씩을 들려있게 되었고 하이파이 오디오를 찾는 인구도 급격하게 증가하였습니다. 삼성은 오래전부터 야마하, 울프슨, 시러스로직사에서 제작한 음향 칩셋을 장착하며 고음질 재생을 위해 노력하였고, LG도 G2부터 하이파이 오디오라는 이름으로 홍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때부터 각종 제조사들은 2~30만 원대의 입문용(?) 이어폰, 헤드폰들을 출시하였고 한국의 고급 오디오 시장은 날이 갈수록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규모에 비해 오디오 시장은 전혀 성숙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소비자를 낚으려는 기업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나 HRA(24bit 192kHz 이상의 고음질 음원) 시대에 들어서면서 고음질을 이용한 기업들의 반사기 마케팅은 극에 치닫고 있습니다.

고음질 마케팅의 끝판왕인 고음질 랜케이블
고음질 마케팅의 끝판왕인 고음질 랜케이블

무엇을 믿어야 하나

대부분의 제품이 그렇지만 음향기기도 객관적인 평가와 주관적인 평가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결과는 기계를 이용한 측정치를 말하고, 주관적인 평가는 사람이 직접 들어보고 작성한 평가입니다. 한국에서 검색을 하면 일부 기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람들이 들어보고 작성한 주관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며, 일부 글로벌 출시 기기에 대해서만 해외 사이트에서 측정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에 있는 음향 관련 카페는 대부분 주관적인 평가로 기기에 대한 평가를 내립니다. 오히려 측정치를 이용해 제품을 평가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측정치는 음향기기의 성능을 표현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러면 오디오를 구입할 때 어떤 것을 보고 구매해야 하는 걸까요?

 

사진 : 골드문트
사진 : 골드문트

객관적 평가 VS 주관적 평가

오디오의 측정치는 주파수 응답 특성, 전압 반응, 충돌 반응, Cumulative Spectral Decay 등 다양한 특성을 측정하지만 이는 복잡한 오디오의 모든 것을 알려줄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오디오의 단편적인 부분만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측정기술과 오디오 이론의 발전으로 오디오의 측정기술은 좋아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오디오는 현실적인 이유로 일부의 단편적인 측정만 진행하게 됩니다.

오디오 측정에서 제일 중요한 주파수 응답 특성 그래프를 보면 대략적인 특성은 예상이 갈수 있지만 실제로 소리를 재생해보면 단순한 특성보다 훨씬 더 많은 특징들이 느껴지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의 오디오 마니아들은 기계의 측정치보다는 사람의 주관적인 평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사람의 평가도 매우 큰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사람 “이라는 겁니다. 청취자가 듣는 소리는 그 사람의 기분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고, 선천적인 귀 모양, 귀 길이에 의해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혹은 선천적으로 일정 주파수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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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ell&Kern X Kana Hanazawa

특히 0.00001%의 노이즈 차이로 성능의 우위가 결정되는 DAP에서는 인간의 귀가 낄 자리가 없습니다. 인간은 0.1%는커녕 수, 아니 수십 퍼센트의 노이즈가 포함되어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부분은 “플라시보 효과 “입니다.

“비싼 가격이니 당연히 비싼 값을 하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소리를 들어보면 소리가 좋게 들리는 효과를 바로 플라시보 효과라고 합니다. “비싼 제품을 들어보니 정말 소리가 좋았다!”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기분 탓(플라시보) 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수억 원대의 골드문트 오디오를 뜯어보니 수십만 원 짜리 일본의 파이오니아 오디오 제품이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소리에 익숙해져 있을 경우 다른 성향의 소리를 들으면 이질적으로 들릴 수가 있습니다. 이것도 심리적인 이유 때문인데 이처럼 사람의 감각기관은 환경과 심리적인 이유로 많은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런 심리적인 변화를 최소화하고 제일 객관적으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것은 소수의 전문가뿐만이 가능한데, 적어도 이건 취미로 음감 하는 사람들이 가능한 작업이 아닙니다.

그리고 측정치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신용해서도 안됩니다. 측정 방법, 그래프 표기법 등에 의해 변할 수 있는 게 측정치이기 때문에 측정치를 볼 때에도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측정한 결과인지를 잘 따져봐야 합니다. 과거 한국의 G사에서 측정한 측정치가 그래프 조작과 표준규격에 따르지 않은 측정 방법 때문에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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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CANDAL meats h.ear × WALKMAN

직접 들어보는게 좋다

측정치가 올바른 측정치라고 할 때, 측정치는 해당 오디오의 절대적인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오디오의 소리를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주파수 응답에 대한 결과는 될 수 있지요. 하지만 사람의 평가는 “기준 점 “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측정치와 사람의 주관적인 평가가 적절하게 어울린 리뷰가 제일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쉽게도 그런 리뷰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뻔한 말이 되어 버렸지만 직접 들어보는 게 제일 좋습니다. 물론 자신의 청음도 주변 환경과 청음시 본인의 심리에 따라서도 청음 결과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측정치를 동반한 제품의 분석이 제일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에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없지만 그나마 정확한 측정치와 모든 정보는 들어있지만 부정확한 자신의 느낌을 합쳐서 본인이 원하는 소리를 찾아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참고로 제가 고르는 방법을 조금 알려드리자면 저는 주관적인 리뷰를 몇 개 찾아보고 좀 관심이 생기는 기기라면 그때야 측정치를 찾아봅니다. 그리고 정말 관심이 생겼다면 실제로 들어보고 구입하게 됩니다. 적어도 한 번만 실제로 들어본다면 음향기기를 구입할 때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런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조금 마음에 안 들더라도 며칠 듣다 보면 뇌에서 보정해주니 좀만 참아보시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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